벌써 이 곳에 온 지 한달이 다 되어간다. 이 곳의 변덕스러운 날씨-5분 후를 예측할 수가 없다-만큼이나 나의 기분 역시도 그렇다. 그토록 원하던 독립을 해서 기쁘기도 하지만, 어딘가 한편으로는 항상 붕 떠있는 느낌이고, 여행 온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의 터전이란 느낌도 없이 이방인으로서 부유하고있는 것만 같다. 낯선 곳에 발을 붙이기가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쉽지 않은 것이구나. 이 느낌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그저 아직까지는 나에게 아직 이런 생각이 들 여유가 있어서 하는 생각이라고 위안 삼고 있다. 내일부터는 개강이어서 바빠질 것이다. 담을 쌓고있던 공부를 하려니 책도 눈에 잘 안들어오고, 머리가 굳은것 같아 개강일이 다가올 수록 초조해진다. 이 모든 선택이 나와 안맞는 것이었으면 어쩐담. 회사를 나올때 선배가 책을 선물해주면서 적어주었던 글귀를 되새겨본다.
'세상에 잘한 선택이나 잘못한 선택은 없어.
그 결정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의 숙제만 있는거지.
더 많이 방황하고 부딪히고 고민하면서 윤의 다음을 찾기를.'
앞으로 나는 얼마나 방황하고 부딪히게 될까? 지금의 마음으로서는 많이 방황하고 부딪히더라도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다.
직업 학생이 되었다. 그 말은 곧 나의 업은 공부이고 나의 실적은 성적이 된다. 학부때와는 많이 다른 마음 가짐을 갖게 되었다. 남들이 다 가는대로 대학교를 가고, 고3의 세월에 대한 보상심리라고 핑계를 대며 학부 공부를 소홀히 했었다. 그렇지만 이제 남들은 돈을 벌때 나는 학비를 내고 학교를 다니고, 많은 기회비용을 치뤘고, 뺀질거리고 물러설 수가 없다. 이렇게 내 마음은 절박한데 머리가 안따라줘서 공부를 못할까봐 걱정이 크다. 걱정할 시간에 책을 한자 더봐야하겠지만... 이 선천적 걱정왕 걱정킹은 걱정을 놓을 수가 없다. 그래도 응원해주고 멀리서 보살펴주는 가족이 있어서, 친구가 있어서 원격으로나마 많은 위로를 받고있다. 언젠가는 그 사람들에게 하나씩 다 보답하고싶다.
내일 일어나면 천재가 되어있으면 좋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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