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g Break
Spring Break. 봄학기 정중앙에 1주일 쉬는 주간.
난 아직도 Spring break라고 하면 프렌즈에서 로스가 어린 여자친구따라서 마이애미인지 어딘지 쫓아가는 에피가 생각남
시간이든 돈이든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다 피츠버그를 떠났지만...
나는 피츠버그에 하릴없이 남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생긴 여유라 좋았다.
올 5월이 지나면 다신 안올 동네라고 생각하고 일주일간 목표는 매일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것이었는데..
결과는 성공이라고 할수는 없으나 성과는 있었다. 이 동네에도 나름 뭐가 있긴 있더라고.
일주일동안의 사진 기록을 남겨본다.
피츠버그 몇 안되는 괜찮은 카페 arriviste.
손님 모두 다들 조용히 공부를 하고있어서 너무 좋았다!
공용 넓은 테이블에 손님들한테 서로 hi하세요!! 이런 문구도 있었는데
나는 소심하니까 그런건 못해!!라고 대범하게 외침
볕이 조차나
오는길에 갈까말까하다가 일본 마트를 들렀는데 아니 어머 웬열 글쎄 시상에 지져쓰
우니 한판을 팔고있었다..... 실화입니까? 네 실화입니다
이 내륙 동네에는 진짜 우니 없다구.. 보기 힘들다구ㅠㅠ
너무 신나서 계산할때 일본인 주인장 아저씨한테
이거 어디서 왔어요?! 혹시 일본!?!?!? 이라고 물었더니
"Are you kidding me?" 라고 하심.. 쭈글
캘리쪽에서 옴.. 그래도 이게 어디니
너무 신나서 요런 오뜨퀴진(?) 놀이도 혼자 해보다가
역시 우니는 밥이랑 머거야지
밥도둑은 우니야
재료빨이지만 내가 만들어놓고 뿌듯했다
갈비가 먹고싶어서 스테이크 고기로 갈비를 해봤는데
간장 냄새가 온집안에 다 베어버려서 다신 안하기로^_^
어느날 찾아간 또 다른 카페
여기도 조용조용하고 커피도 오케오케
그나저나 요즘은 커피맛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놀랍게도 일주일에 한잔 마실까 말까하다..
그렇다 사람은 변한다
도합 3불의 맥도날드... 요즘 어플로 행사해서 1불에 쿼터파운더를 먹을수있는데
1불이어서 그런가 맛이 없어
그리고 이 동네의 자랑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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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욜라리 쩌는 술가게!! 다있어!! 대따커!! 짱조아!!
와인이 주긴 한데 사케부터 소주 와인 위스키 리큐르류 뭐 없는게 없다!!!!
여기 가면 너무 신나서 백바퀴는 돌아보고 오는듯..
아 저 맛있는참 소주는 처음처럼에 비하여 저렴하나 먹고나면 머리가 항상 아프다.. 먹지마세요
샴페인을 한병 사다놓고 싶었지만 거지니깐 저려미 두개만 샀다!
어느날은 친구를 만나 다운타운으로 갔다
푸드코트인데 갓 창업 신생아들이 모여서 하는 푸드코트라고 함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가게 차려서 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낮이니까 맥주를 한잔 때려야지
나는 반미 먹었는데 창업 하려면 이태원가서 반미좀 먹어보고 다시 재정비해서 창업하셔야할듯...
옆집에 사는 천사부부가 워싱턴 다녀오는 길에 순대국을 선물해주심 ㅠㅠ
진짜 순대국 넘모넘모 먹고싶었다구
한동안 한국 가고 싶은 마음이 피크쳤다가 지금은 조금 소강상태다
그러나 늘 너무 가고싶고 그립다
연남동 잘있지? 광화문 잘있찌? ㅠㅠ
유학오기전에 미국사는 사촌오빠가 "맛있는것은 다 한국에 있단다" 라는 말을 했을때
엥 무슨소리세요... 미국에 다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말의 뜻을 참으로 알것 같다
옆집에서 해주신 치즈불닭과 내가 가져간 명란 계란말이로 반학기 종강한 날 쟈근 파티를
놀러가서 베그 처음 해봤는데 나 짱 못하는데 너모 재밌었다!!!!!
다운타운 갔을때 이탈리아 마켓에서 사온 관찰레
이걸로 쩌는 까르보나라를 만들수 있다길래..
일단 좀 사와봄
무료해하고 있었는데 마침 보고싶던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동네에 왔다길래 보러갔다
공연장 내의 작은 바에서 술을 파는데
일케 뚜껑있고 빨대로 먹는 컵에만 액체류를 먹을수있어서 저런 컵을 사서 술을 채워주는데
아니 컵이 바닥이 다 새어가지고 공연보다 하의랑 의자랑 다 난리였다 ㅠㅠ
이상한 룰 만들지말고 이럴거면 너네 컵을 잘만드시라고...
waitress라는 동명의 영화를 모티브로 한 공연인데 sara bareilles가 작곡했다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던 공연
무대나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고 인생을 파이에 비유해서 먹을거 얘기니까(!) 좋았다
메세지도 좋았고 기분전환으로 보기 적당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뮤지컬 배우들은 기인같다.. 싱기해
어떻게 늘 안정되게 저렇게 다 안까먹고 동선까지 외우면서 노래를 할수있지?
동네 도서관.. 학교보다 널찍하고 조용해서 좋다
저 요상한 초록 조명이 은근 분위기있다.
늘 그렇듯 식사도 열심히 차려먹고
어느날은 집앞에 맨날 지나쳐가기만 하던 미술관을 가보기로
집에서 걸어서 10분거리에 있는 곳인데 차일피일 미루다 드디어 가봤다
학생은 공짜
내가 좋아하는 시선
널찍한 계단과 옆의 알록달록이도 좋고
통유리로 하늘과 닿아있어서 탁트인다
그럼 잠시 감상
요즘은 이렇게 의식적으로 나를 집밖으로 끌어내서 기분전환할만한 것을 계속 찾아다닌다
이런거 하나하나가 정신건강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나새기.. 행복해라 ㅠㅠ
엄마랑 통화할때 잔치국수 먹었단 얘기듣고 나도 따라서 해봄
역시 엄마가 해주는 맛은 안난다. 엄마 ㅠㅠ
플레이리스트 커버사진 취향껏 바꾸고 이게 모라고 기분 째짐?
사실 요즘 내맘이 말이 아니다
괴로워도 어디 딱히 기댈데도 없고 그러고싶지도 않다
미래를 생각하면 갑갑해져와서 멀리 보지않고 하루씩 하루씩 보내고있지만
여전히 많이 무섭고 걱정된다
행복은 미래에서 찾지말고 현재에서 찾으라는데
미래에서 찾지 않으면 현재는 답이 없는것 같기도하다
나 아닌 다른사람이었다면 현재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었을까?
모르겠다.
그래도 모든것의 결론을 나의 부족함이라고 내리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