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tiating Life in PIT
내 써금써금한 블로그에 새 카테고리가 생겼다. <Life in PIT>! ta-da~
이곳에 도착한지 만 3일정도 되었다. 그 사이에
새 핸드폰 번호가 생겼고, 새 집을 계약 하였고, 새 친구도 사귀었다.
입주할 집의 평면도. "잘꾸며야지"와 "곧 떠날 집"의 감정이 공존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이 시작해야하는 이 곳에 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으나 막상 며칠 와서 살아본 결과 나의 현재까지의 감상은 '오길 잘했다'는 것이다. 조금 더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못해볼 경험들을 하고 있다는 것에 다행스러움과 감사함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앞으로 닥칠 일들이 두렵기도 하다. 낯선 언어속에서 잘 통하지도 않는 말로 살아가는 것이 조금 무섭다... 창피하게도 버스 타는것도 어렵고 사람들에게 말붙이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모든게 새로운 이 상황에서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1년후의 나는 뭘 하고 있을까.
처음 3주는 엄마와 같이 지내고 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고, 잘 지내주는 예쁘고 씩씩하고 고운 우리 엄마... 처음에는 혼자 오려고 했는데 어쨌든 같이 오게 되니 든든하고 고맙다. 그만큼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간 후에 그 큰 빈자리는 내가 쓱싹쓱싹 매워가야 할테지만.. 지금까지는 엄마랑 매일 함께 무언가를 헤쳐 나가는 느낌이 새롭고 에너제틱하다. 이렇게 낯선 곳에서 둘이 뭔가를 으쌰으쌰 한다는게 신기하게도 굉장히 생소하다. 그동안의 일탈은 혼자 혹은 친구와 함께했는데, 엄마랑 할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그랬 듯 엄마에게 큰 신세를 지고있다.. 누가 나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렇게 발벗고 나서줄 수 있단 말인가.
어제는 지인의 도움으로 학교 곳곳을 돌아다녔다. 내가 이 곳에 진정 있단 말인가, 내가 있어도 되는 곳일까, 나는 여기 정말 속할 수 있는 사람일까? 라는 질문만 머리속에서 계속해서 꼬리를 물었다. 앞으로의 학업에 대해 걱정하면 주변에서 "너는 잘 할 수 있을거야, 너라면 할 수 있지~" 라는 말을 해주지만, 사실 그런 말에 안심하고 핑크빛으로 내 미래를 바라보기엔 안이한 생각인 것 같다. 나는 그저 매우 절박한 상황인것 같다. 여기와서 본 졸업을 앞둔 유학생들을 보면 부럽고 대단하다. 이 치열한 어떻게 여기서 저렇게 멋있게 생존했지.